
"집도 없고 소득도 없는데 왜 탈락인가요?"
기초연금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입니다. 분명 월 소득도 거의 없고, 집도 자가(自家)가 아닌데 수급 자격에서 탈락했다는 통지서를 받고 당황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문제의 90%는 바로 '금융재산'에서 발생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동산이나 월급과 달리, 금융재산은 본인도 잊고 있던 통장이나 잘못 이해한 보험금 때문에 '소득인정액'이 확 뛰어오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늘은 기초연금 신청 시, 몰라서 손해 보는 금융재산 산정 관련 대표적인 실수와 오해 3가지를 짚어드립니다. 주민센터 방문 전, 내 통장들을 꼭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1. 예전에 들어둔 10년 넘은 저축성 보험, 잊고 계셨나요?
가장 흔한 탈락 사유입니다. 입출금 통장에 잔액이 없는 건 확인하셨겠지만, 10년, 20년 전에 들어두고 까맣게 잊고 있는 '저축성 보험'이나 '연금 보험'이 복병이 됩니다.
- 함정: 매달 받는 연금액만 소득으로 잡히는 게 아닙니다. 해지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이 목돈(재산)으로 잡힙니다.
- 실제 사례: 월 30만 원씩 10년을 넣은 보험이 만기 되어 거치 중이라면, 당장 내 손에 돈이 없어도 수천만 원의 예금이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체크 포인트: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나 내보험찾기를 통해 내 명의로 된 모든 보험의 예상 해지환급금을 합산해 봐야 합니다.
2. 자녀에게 빌려준 전세 자금, 못 받고 있어도 재산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억울해하시는 부분이자, 이의신청이 가장 많은 항목입니다. 자녀가 결혼할 때 보태준 전세 자금이나 사업 자금, 혹은 지인에게 빌려준 돈은 내 수중에 없으니 재산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부 시스템은 이를 '기타 증여 재산' 혹은 '채권'으로 봅니다.
- 핵심: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법적 증명(판결문 등)이 없다면, 그 돈은 여전히 신청인의 재산으로 봅니다. 심지어 자녀에게 준 돈은 '자연적 소비'로 보지 않고 '증여'로 간주하여, 줬던 시점부터 차감 없이 그대로 재산액에 포함됩니다.
- 대처법: 가족 간 거래라도 차용증을 쓰고 공증을 받거나, 이자를 주고받은 내역이 있어야 '빌려준 돈(부채)'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이미 증여한 지 5~10년이 지났다면 자연 차감되는 부분이 있으니, 증여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3. 3개월 평균 잔액이 아니라 '최종 잔액'이 기준?
입출금 통장의 잔액 기준일 때문에 탈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초연금 조사는 신청일 기준의 '최근 3개월 평균 잔액'을 기본으로 하지만, 예외적으로 큰돈이 들어왔다 나간 경우 문제가 됩니다.
- 오해: "어제 잠시 자녀가 돈을 맡겨서 5천만 원이 찍혔다가 오늘 다시 뺐으니 괜찮겠지?"
- 현실: 아닙니다. 조사 과정에서 입출금 내역을 들여다볼 때, 설명되지 않는 큰 금액의 입금 기록은 소득이나 증여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청 직전에 통장 잔고를 인위적으로 줄인(인출한) 흔적이 있다면, 사용처를 소명하지 못할 시 그 금액을 그대로 재산으로 봅니다.
- 팁: 신청 전 3개월~6개월 내에는 통장 간의 큰 자금 이동이나, 가족 명의로의 이체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용처(병원비, 부채 상환 등)가 명확한 영수증이 있다면 괜찮습니다.
마무리하며: 신청 전 '가조회'는 필수
기초연금은 한 번 탈락하면 재산 변동이 있기 전까지는 다시 신청해도 결과가 같을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신청서를 내기보다는, 복지로(Bokjiro) 모의계산을 통해 내 금융재산과 부채를 넣고 미리 계산해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특히 위에서 말씀드린 '보험 해지환급금'과 '자녀에게 준 목돈'은 시스템 모의계산에서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므로, 수기로 꼼꼼히 더해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핵심 요약]
- 숨은 돈: 장기 저축성 보험의 '해지환급금'도 재산으로 합산됩니다.
- 빌려준 돈: 자녀에게 준 전세금이나 사업 자금은 돌려받지 못해도 '증여 재산'으로 잡힙니다.
- 통장 관리: 신청 직전 큰돈의 입출금은 반드시 사용처 소명이 가능해야 합니다.